취중수성인은 몸의 주성분이 알코올성 체액으로 이루어져 있어, 인간과 반대로 물을 마시면 심한 취기와 환각, 운동실조를 일으키는 외계 종족이다. 울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표류선박에서는 선원들이 이들을 구조하려고 생수를 건넸다가 집단 혼란에 빠졌고, 남은 것은 녹아내린 물통 뚜껑, 단내 나는 혈흔, 그리고 '마시게 하지 말라'는 다국적 필사문뿐이었다.
이 사례가 특이한 이유는 이 종족이 단순히 물을 해로워하는 생물이 아니라, 물에 취한 상태에서 타인의 체액과 음료까지 구분하지 못해 접촉 대상을 무차별적으로 바꾸려 든다는 점이다. 그 결과 구조 상황 자체가 2차 재난으로 변질되며, 현장 기록에는 구조자와 피구조자 모두의 판단 붕괴가 함께 남는다.
Discovery
2026년 4월 7일, 울산 앞바다 기상부표 13-B 인근에서 구조된 표류선박 '청해호'의 선내 기록과 생존자 진술을 통해 처음 보고되었다.
Description
취중수성인은 외견상 사람과 유사한 이족보행 지성체로 보이나, 피부는 얇은 반투명 막 아래로 황금빛 모세관이 흐르고 있어 역광에서 유리병 속 액체처럼 빛난다. 체온은 평균 인체보다 낮고, 상처가 나면 붉은 피 대신 강한 증류주 냄새가 섞인 호박색 점액이 흐른다. 이 점액은 공기와 닿으면 빠르게 증발하며, 주변에 어지럼증과 경미한 도취감을 유발하는 증기를 남긴다.
이들의 대사 체계는 수분 자체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 용매 비율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엄격히 조절되는 구조로 추정된다. 염분과 당류, 지방산이 섞인 액체는 안정적으로 흡수하지만, 순수한 물이나 희석된 담수는 내부 장기를 급격히 침수시키는 것과 같은 반응을 일으켜 인지 기능부터 먼저 무너뜨린다. 인간에게 술이 뇌를 흐리게 하듯, 이들에게 물은 언어 억제 해제, 감정 폭주, 균형 감각 상실, 기억 단절을 유발하는 '독성 취기'로 작용한다.
문제는 이 상태가 단순한 중독이 아니라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취중수성인은 물에 노출되면 주변의 액체를 본능적으로 빼앗아 마시려 하며, 향수, 소독용 알코올, 연료첨가제, 심지어 수술용 세정액까지 안전한 음료로 오인한다. 울산 사건 이후 해양 구조 기관은 이들을 위한 비상 완충액 키트를 별도 적재하고 있으며, [[청색 항로 침묵규약]] 초안에는 '미확인 조난자에게 물을 건네기 전 체액 반응을 검사할 것'이라는 조항이 추가되었다.
Catalog Data
Triggers / Conditions: 담수 섭취, 폭우 노출, 정수 설비 분무, 인공 안개 소화장치 작동 시 급성 취수 반응이 시작된다. 해수 자체는 즉시 치명적이지 않으나 장시간 노출되면 탈력과 언어 지연이 발생한다.
Range / Scope: 개체 단위 반응으로 시작되지만, 구조 현장·선박 내부·병실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주변 인간까지 판단 착오에 휘말리게 만든다. 해안 구조 구역, 항만 검역소, 담수 저장 시설이 주요 위험 범위다.
Signals / Evidence: 현장에 강한 주정 냄새와 함께 미세한 설탕 결정이 남는다. 혈흔처럼 보이는 얼룩은 점화 시 파란 불꽃을 띠며, 빈 물병 겉면에는 손톱으로 긁은 듯한 나선형 긁힘이 반복된다. 생존자들은 공통적으로 '물을 권하자 갑자기 너무 친밀해졌다'는 진술을 남겼다.
Behavior: 정상 상태에서는 예의 바르고 계산적이며 체액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작은 금속 플라스크를 휴대한다. 취수 상태에서는 언어가 지나치게 유창해졌다가 곧 무의미한 애정 표현과 공격적 탈수 행동으로 바뀌며, 타인의 음료를 냄새로 판별하려 한다.
Risks: 물리적 위해는 난동과 탈취 행동에서 발생한다. 정보적 위해는 구조 매뉴얼의 상식을 뒤집어 초기 대응을 실패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사회적 위해는 구조자 죄책감, 검역 불신, 항만 유언비어 확산으로 이어진다.
Countermeasures: 생수 제공 금지, 에탄올 자체 제공도 금지. 염분·당분·지방산을 혼합한 완충액을 비금속 용기에 담아 제공한다. 비나 분무를 차단할 방수 차폐막을 우선 설치하고, 현장 인원은 냄새 유도 혼란을 막기 위해 밀폐형 호흡 보호구를 착용한다.
Notable Incidents
RA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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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7) - 울산 앞바다 표류선 '청해호'에서 구조대가 미확인 생존자 2명에게 생수를 건넨 뒤, 선내에서 집단 혼란과 자해성 탈수 행동이 발생했다.
(2026-04-10) - 부산 검역창 4동에서 압축 안개 소화기가 오작동하며 억류 중이던 개체 1명이 급성 취수 상태에 빠졌고, 대응 인원 3명이 의료용 소독제를 빼앗기며 부상을 입었다.
Story Thread
기관사 최은덕은 처음에 그들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새벽 네 시, 울산 외해의 안개 사이로 떠오른 구조 신호는 국제 조난 규격과 미묘하게 달랐지만, 갑판 위에서 손을 흔드는 두 실루엣은 분명 겁에 질린 난민처럼 보였다. 선원들은 담요와 생수, 비상식량을 들고 접근했고, 그중 키 큰 쪽이 병뚜껑이 열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표정부터 바꾸었다.
첫 번째 병을 마신 개체는 곧장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은 취객의 실없는 소리가 아니라, 오래 참았던 고백이 한꺼번에 새는 듯한 홍수였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선원들의 이름을 정확히 불렀고, 그들이 어젯밤 식당에서 마신 술 종류까지 맞혔다. 잠시 뒤 그는 중심을 잃고 미끄러졌고, 갑판에는 달콤한 냄새가 퍼졌다. 상처에서 흘러나온 액체가 빗물에 닿자 희미한 푸른 불꽃이 튀었다.
문제는 두 번째 병이었다. 다른 개체가 물을 빼앗으려 달려들면서 선내가 뒤집혔고, 선원들은 그것이 갈증 때문이라고 착각해 더 많은 물을 풀었다. 그 뒤 기록은 급격히 흐트러진다. CCTV에는 구조자와 피구조자가 함께 세면대와 소화전, 제빙기를 부수는 모습이 남았고, 마지막으로 멀쩡한 정신을 유지한 조리장은 창고 문에 테이프로 문장을 붙였다. '저들은 익사하는 게 아니라 취한다.'
청해호는 예인되어 돌아왔지만, 선원 셋은 아직도 물병 뚜껑이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면 구역질을 한다. 구조된 개체 둘 중 하나는 검역 중 사라졌고, 다른 하나는 정신을 회복한 뒤 종이컵의 물을 보며 조용히 울었다고 한다. 그는 통역기를 통해 단 한 문장만 남겼다. '당신들은 친절해서 위험하다.'
Narrative Addendum
[부산항 검역본부 임시 메모, 2026-04-10 17:42]
대상 개체는 물을 '맑은 술'로 오인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그것이 자신을 망가뜨릴 것을 알면서도 이미 취한 자처럼 접근한다. 면담 중 종이컵을 치우자 대상이 손을 떨며 말했다. "당신네 종은 왜 독을 투명하게 보관하지?" 그 직후 천장 소화 노즐이 열렸고, 기록 담당자는 메모 끝부분을 남기지 못했다.
Notes / Open Questions
이 종족이 우주 항해 중 체액 비율을 어떻게 유지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취수 상태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공감성 발화가 실제 독심인지, 냄새 기반 추론의 부산물인지 불명확하다.
실종된 검역 개체가 항만 주변 유기용매 절도 사건들과 연관되는지 추가 조사 필요.
Metadata
tags: 외계종족, 해양사건, 체액이상, 구조재난, 담수중독
revision note: 요청 키워드의 '알코올이 주성분인 몸'과 '물을 마시면 취함'을 해양 구조 사건과 검역 후속사고로 구체화한 초안.